이천문화원은 지난 2001년 모두 7권으로 이루어진 『이천시지』를 발간했다. 그 가운데 제6권인 ‘개인생활과 마을’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시민의 생활사를 담아내고자 한 획기적인 시군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아미리』는 이때 소개된 마을로 이 마을이 20년이 지난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동안 겪은 변화를 다룬 마을지이다. SK하이닉스와 경강선 전철 등이 들어오면서 아미리를 이루고 있는 2개의 전통마을은 축소되고 SK하이닉스 관련마을은 6개로 행정구역이 늘어나 현재 총 8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아미리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1999년 당시 서울대 강사로 처음 이 마을에 들어가 구술채록을 진행했던 김영미 교수(국민대 한국역사학과)가 20년 만에 설렘을 안고 다시 주민들을 만나서 심도 깊은 인터뷰로 풀어냈다.

올 해 발간된 『이천 아미리 마을의 20년 변화』는 2001년 발간된 『이천시 지』 6권에 소개되었던 아미리 마을의 20년의 변화에 주목하였습니다. 이천의 대다수 마을과 마찬가지로 아미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마을 주민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고, 마을 구성원 전체가 대동회라는 공동체에 속해 있었습니다. 2001년 당시 하이닉스가 들어왔지만 당시 아미리 원주민들은 1,2리에, 하 이닉스나 그 관련 업체 종사자들이 주로 3리에 거주하여 원주민 비율이 높았습 니다. 그러나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주민들이 급격하게 늘어 농촌마을 성격을 띠고 있는 원주민 마을의 규모는 약화되고 이주민을 중심으로 한마 을이 6개 리로 확장되어 마을의 환경과 성격이 크게 변했습니다. 여기에 아미 초등학교가 생기고 경강선이 개통되어 마을의 변화는 굉장히 큰 상황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상황을 고려하여 전통적인 농촌 마을의 변화상을 기록하는 것이 앞으로 지역사와 마을 공동체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아미리 마을의 변화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 이천과 인연을 맺고 아미리 마을 기록에 참여했던 김영미 교수님 께서 금번 아미리의 변화상을 담은 마을지 집필을 맡아 전통마을을 중심으로 마을의 변화를 담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공간의 가치는 외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낡고 오래된 것일수록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역사다. 오래된 아미리 전통마을에는 이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통마을 사람들은 그러한 기 억, 추억과 함께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유하고 화려한 도시구역 속에 언제고 아파트단지로 바뀌어 버릴 것 같은 전통마을이 아미리의 소중한 역사적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그러 한 오래된 역사성들이 새것과 함께 공존할 때 지역문화가 생명력을 가질 것이다. 그러한 역사성들을 담아내고 기억하기 위해 2020년 아미리 마을지를 제작하였다. 제1부에는 마을환경의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제2부에는 전통마 을의 역사적 변화를 담았다. 제1장에서는 아미1리의 20년 동안의 변화를 정리하였고, 제2장에서는 아미2리 마을의 백년의 역사에 대한 기억을 추적하였다. 제3부에서는 아미1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전히 농사를 짓는 농민의 목소 리, 이제는 은퇴하였지만 본인이 마을일을 주도했던 1970년대를 회고하는 이야기, 그리고 마을회관에서 만난 노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제4부에서는 농촌마을 아미2리에서 아버지가 개척한 농사를 아들이 계승해서 발전시키고 있는 사례를 담았다. 과거와 현재 농촌의 농업, 농민들의 삶과 사고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제5부에서는 아미2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아미2리의 구술자 중에는 원주민들도 있지만 이주민들도 있다. 이들의 삶은 농촌마을이 혈연적 유대에 서 벗어나 어떻게 이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왔는지를 잘 보여준다.